싸이 미니홈피의 한계를 느끼며...


그동안 이런 저런 일들로 바빴다는 핑계로 블로그는 저 멀리 내팽겨치고, 종종 싸이질만 해왔었다.
아무래도 블로그보다는 짧은 시간 안에 사진이나 글 따위를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결국엔 퀄리티가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되기 때문에 이리로 돌아왔다~ 훗~

여기저기 여행도 많이 다니고 앞으로 다닐 일이 많을 것이란 느낌이 들어서 블로그를 제개하긴 하는데...
글 좀 잘 올리고 그럴지 걱정부터 앞선다.
그냥 나 편한대로 하면 되는 것을 게으른 내 성격 자체가 압박이 되어 그런 것일게다.. ㅠㅠ

아무튼.
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으니 (우아한 백조답게 밤 새도록 게임을...) 좀 자고 나서
그동안 사진찍은 거 정리도 할 겸 여행 포스팅이나 하나 하나 올리련다.

by G_Sunny | 2008/02/16 06:14 |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 트랙백 | 덧글(0)

삼풍 백화점과 재수, 그 뒤에 누군가가 있다.

 어제, 가족들이 차를 타고 서초동을 지나갈 일이 있었다. 아크로비스타라는 이름의 건물이 옆으로 지나가던 순간에 문득 굉장히 낯익은 느낌이 들어 물어봤더니, 아빠가 예전에 삼풍백화점이 있었던 자리라 그러신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엄마 사무실이 삼풍백화점 바로 옆 건물이어서 종종 엄마와 함께 놀러가곤 했던 그 곳이다... 끔찍했던 그 참사가 있기 전까진 말이다.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건물이 무너진 그 날이 월말이었을거다. 항상 25일 월급날이 지나고 나면, 열심히 농땡이(-_-;)를 치시던 나의 엄마는 그날도 아빠와 삼풍백화점에서 만나기로 하셨었다. '자기~! 회사 끝나고 이리로 와. 아이스크림 사줄게~'
 별다른 일이 없었다면 아마 두 분은 다섯시 좀 넘어서, 그러니까 백화점이 붕괴되기 바로 직전에 그곳에서 만나시게 될 예정이었다. 지금도 생각만하면 가슴이 두근세근 뛰어댄다. 천만 다행으로 그 날따라 차가 많이 밀려 아빠도 약속에 늦게되셨고, 엄마는 양재동에 급한 볼일이 생겨서 거기 다녀오시느라 백화점 안에서 5시 전에 나오셨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는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다.

 월말에는 엄마가 항상 그곳에서 노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놀라서 사무실에도 전화해보고, 호출(그 당시에는 휴대폰이 없었다)도 여러 번 했었던 기억이 난다. 붕괴됐던 그 순간에 엄마와 아빠는 각자의 차 안에서 라디오로 그 소식을 접하셨다고 하셨다. 당사자들도 가슴이 철렁했으리라.
 십년도 더 된 이 순간에는 농담삼아 보험금 이야기도 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두 분의 존재가 사라질 뻔 했던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이었다. 휴-
만약 그 날 아무 일(?) 없이 예정대로 부모님이 삼풍 백화점에서 아이스크림을 드시며 쇼핑을 하셨더라면...-_-....

 
오늘 책상 정리를 하다가 잊혀진 추억의 물건들을 많이 발견했다. (청소를 잘 안하는게 아니다. 옛 물건에 애착이 많아 잘 버리지 못하는 것 뿐이다-_-) 그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이 고등학교 졸업장 옆에 고이 모셔진 대학 합격증이었다. 이런 것도 나눠줬었나 하는 의구심과 함께 자세히 봤는데, 도장도 찍혀있고 맞는 것 같긴 했다.

 이 녀석이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아마 그 합격증을 나눠준 학교에 한 학기밖에 다니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어린 마음에 문열고 들어간 대학이라 그다지 애착을 느끼지도 못했고, 애초에 원했던 곳이 아니라서 결국 한 학기를 마친 후, 반수의 길로 접어들었던 과거사가 찰나에 머리 속을 관통했다. 나름 괜찮은 곳이었는데...
 결국 전학(?)한 지금의 학교도 4학년이 된 지금까지 그다지 만족스럽게 다니진 않았다. 그저 좋은 것이 있다면 적은 인원의 과라서 어디서도 얻지 못할 돈독한 인간관계를 맺었다는 것 정도이다. 이리 쓰니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데, 난 좋아하는, 믿고 함께 일 할수 있는,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을 얻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곳으로 전학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만약 2003년도 여름, 내가 수능을 다시 볼 결심을 하지 않았다면...-_-...

세상 모든 인연, 사건들이 실상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부모님이 하필 그날따라 두분 다 약속 시간에 늦어 버린 것, 내가 순간적으로 꼭지가 돌아 외대를 박차고 나와 대성학원으로 들어 간 것... 모두 여러 인과들이 맞물려 그 당시에는 예상치 못한 지금 이 순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일이든 사랑이든 억지로 무언가 하려고 하면, 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모든 원인관계들을 통제할 수 없으니 말이다. 오죽하면 나비효과라는 이론도 있겠는가!
 아마 이 모든 일을 조종하고 있는 매트릭스의 절대자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난 절대자의 생각을 절대 알 수 없기에 세상살이는 흥미진진하다.

by G_Sunny | 2007/03/11 21:54 | 트랙백 | 덧글(2)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